군대에서 자대전입후 1달
때는 바야흐로 첫휴가도 가기전인 신교대 마치고 막 자대전입후 1달정도..
지휘통제실에 들어갔던 저는 고참과 함께 아침까지 잠 안자고 근무하는 철야에 들어갔습니다...
지휘통제실 상황병 다들 알것임돠..
위에 높으신 일직장교 대위께서 배고프다고 간부식당에 전화해서 라면을 끓여오라고 합니다..
'시박새 간부식당 취사병이 나보다 고참이란 말야.. 성질 내는데...'
저 밤 10시에 간부식당에 바로 전화 날렸음..
"일직사령님이 라면 하나 끓여오라고 하심돠.. 단결!!"
10분후 매콤한 냄새의 라면향기가 통제실 안에 진동을 함니다..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상상이 가삼? 정말 먹고 싶었3..
이 대위라는 인간은 배가 쳐 불렀는지 면만 쪽 빨아먹고는 그대로 꿈나라로...
새벽 1시에 이등병이라는 긴장감으로 근무중에 잠깐 새우잠도 못자던 그때...
이 인간이 한숨 잘 자고 일어났나 봅니다..
"야 아무도 없냐"
"이병 이oo 있습니다"
"응 이거 간부식당 씽크대에 갖다 놓고 와라.. 취사병 들어가 자니까 그냥 문열고 갔다놓고 오면돼!!"
"이병 이oo 알겠습니다"
저 그 식기를 간부식당까지 가지고 가는데 면이라고는 없는 다 식어버린 국물이 어찌나 먹고싶던지..
남이 먹다 남긴것 그런게 눈에 보이지 않았슴돠..
난 다만 한마리 배고픈 짐승...
결국 새벽 1시 어둠을 틈타 구석에 서서(아무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처량하게)
식어버린 라면 국물에 밥을 말고 김치랑 다 먹어버렸슴돠..
어찌나 맛있던지 정말 눈물나게 아구아구 입안에 넣고 먹었슴돠..
정말 세상에서 먹어본 라면중 최고였습니다....
그 뒤로 군대에서 뽀글이도 먹고 몰래도 먹어보고는 했지만 이때 먹었던
식어버린 라면 국물이 최고로 맛있었습니다..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군요..
여러분들도 군대에서 이런 추억쯤 하나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