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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엔디엔푸 2권

· 댓글개 · potatochip

디엔디엔푸 2권


그림입니다.

으크크 공주의 본격적인 '들개들' 사냥에 이어, 미나미 히카루는 다시 한 번 그녀와 만나게 되는걸로 [디엔비엔푸 2권]은 시작되더군요. 1권에서도 얘기했지만 이 만화는 베트남 전쟁에 대한 시대적인 묘사는 상당히 괜찮은 반면에 인간의 영역을 가볍게 넘어선 들개들 맴버나 그러한 얘들을 보이는대로 토막내는 으쿠쿠 공주의 전투력이나 그걸 묘사하는게 상당히 만화같은게 눈에 띄는데, 2권에서는 아예 크레모어 밭에서 개나리 스탭을 구사하여 쇠구슬을 모조리 피하는 으크크 공주나 요가 마스터라고 달심처럼 손발이 늘어나는등 고증이나 리얼리티같은건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렸더군요. 1권까지는 그러려니하고 보다가 2권에서 이와같은 전투 연출때문에 조금은 어이없어할분이 적지않겠지만, 너무 으쿠쿠 공주가 먼치킨으로 나와 각각의 개성을 가진 맴버들이 몇페이지를 못넘기고 끔살당하는걸 제외하면 전투시시의 연출에 대해서는 큰 불만은 없습니다. 어차피 이 만화는 쌈박질하는걸 전면으로 내세우는게 아니니까요.

- [디엔비엔푸 2권]의 스포일러가 있으니 이 점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그래도 1권에서 전투뿐만 아니라 해당 인물에 대한 배경설명이 충실했던 박맹호처럼, 2권에서도 아메리칸 원주민 출신인 리틀이 안드로메다 행성으로 날아간 다른 들개들보다 비중높게 다룬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보호구역에서 무기력하게 사는것을 거부하고 과거 아메리칸 인디언 전사처럼 살아가고자 베트남에 왔고 그렇게 믿어올정도로 긍지가 높았지만, 으크크 공주와의 전투에서 무기력하게 죽어가며 공포감을 느끼며 뒤늦게나마 '이곳은 싸워야 할 장소가 아니다.'라는걸 깨닫고 울부짖으면서 골로가는 모습에서 작가가 이 만화의 배경인 베트남 전쟁을 통해 뭘 말하려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리틀의 어머니가 "싸워야 할 장소는 보호구역에도 있다."라고 말하는걸 보면 거의 확인사살에 가까울정도로 전쟁에 대한 비판을 담아내고 있더군요. 

순식간에 들개들 맴버는 반이상 줄어들었고 남은 맴버들도 어째 몇권을 못 넘기고 전멸할 분위기인데, 이 와중에도 그닥 정신을 못차린듯한 히카루는 리틀이 죽기직전에 시도했던 명상법 '비전 퀘스트'를 통해 히카루 자신이 '헤요카'라고 '위대한 신비에게 선택받은 유머와 우화를 담당하는 성스러운 광대'라는걸 알게되며 이게 앞으로 이 만화에서 히카루가 어떤 역할을 하게될지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게되더군요. 그런데 저 말대로라면 히카루는 지금의 찌질한 모습이 이 만화의 마지막까지 크게 안 바뀐다는걸 생각하면 썩 유쾌하지만은 않습니다. 더구나 2권 막판에 동료 인섬니아의 꼬임때문에 민간인을 저격총으로 쏴죽이고 아직 정발되지않은 분량을 보신분들의 얘기로는 저격수로 각성까지 한다는 얘기까지 있어서, 앞으로 이 녀석의 행보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보네요. 또한 이 만화에서 최고의 중2병이자 4차원인 팀 로렌스도 다른 맴버보다 죽음을 두려워하며 살고 싶다는 욕구가 누구보다 더 강하다는게 드러나게되어 자동적으로 '허세'도 추가됬는데, 이 인간의 경우에는 리틀의 비전 퀘스트에서 으크크 공주에게 죽는다는게 예언됬고 앞으로의 전개가 자신이 원하던 전쟁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간다는걸 감안하면 히카루 못지않게 이 인간의 앞날도 신경쓰입니다.

그리고 히카루와 접점이 있지만 사이공에 남은 바오와 뉴 남매에 대한 에피소드도 눈에 띄는데, 뉴는 어린 나이에 어른뺨치는 자본주의의 논리(?)를 구사하여 자살폭탄 테러때 받은 바오의 돈을 이용하여 떼돈을 벌고 이러한 여동생의 행동과 동생을 그렇게 만든 현실에 반감을 느끼면서도 아무것도 못하고 찌질거리다가 오히려 짐이 되는 바오의 모습을 보며 앞에서 언급했던 베트남 전쟁을 통한 미군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북베트남과 남베트남 모두 비판하는 모습도 볼만하더군요. 물론 이점은 뉴의 돈독(...)에 비해서는 임팩트가 현저하게 떨어지지만, 그래도 놏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이외에 2권에서는 본격적인 베트남 전쟁의 시작을 예고하는 북베트남 진영의 군인들이 모습과 그들을 통해 으크크 공주와 할머니와 과거가 살짝 드러내며, 지금까지 그 어느곳에도 소속되지 않았지만 베트남 민중을 위해 북베트남과 손을 잡기로 한 으크크 공주와 할머니가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하고 할머니의 요청으로 과거 악명높은 전사이자 지금은 살생에 회의를 느낀 스님 즈멍까지 으쿠쿠 공주의 일행이 되는등 1권과 2권은 어떤 의미로 이 만화에서 1부가 아니라 프롤로그적인 성격이 더 강하더군요. 그렇잖아도 1권에서 2권까지의 시간적 흐름이 상당히 느린데, 이 템포를 유지하면 거의 20권에 가까운 분량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근데 이와는 별개로 등장인물들이 퍽퍽 죽어나가는 전개를 생각하면 과연 완결까지 계속 붙잡고 읽을 수 있을지...

물론 끝까지 이 템포를 유지하고 본편의 그림 이상으로 매력적인 나레이션이 건재하다면 계속 볼 자신은 있는데, 나레이션하니 미군의 폭격으로 인해서 땅이 엉망으로 된 것과 같은 시기에 인류가 최초로 달에 갔을때 본 달 표면과 비교한 모습은 상당히 인상깊더군요. 이런 부분이 이 만화를 보게만든 숨은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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