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게임위기설?
스퀘어에닉스가 제작한 『니어 레플리컨트/니어 게슈탈트』
요즘 들어 해외에서는 일본의 게임업계를 비판하는 것이 '대세'인 모양이다. 유명한 게임사이트나 업계잡지를 보면 많은 코멘테이터들이 아시아 게임업계는 서양과 비교해서 뒤지고 있으며 세계와 경쟁할 수 없다고 비웃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의 신랄한 개발자(그중 특필해야 할 것은 캡콤의 이나후네씨)조차 개발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외국개발사에게 무너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는 지금, 일본의 게임회사는 이러한 지적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평가는 좋았던 『Red Seeds Profile』
해외게임과 비교하여 일본게임이 뒤지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그래픽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업체들이 멋진 그래픽을 중요시하게된 그 결과, 한 세대 전에 만들어진 게임같은 그래픽이라면 그 게임의 내용보다도 비주얼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멋진 아이디어의 작품이 메가히트를 기록하는 경우는 줄어들고 말았다. 현재 해외의 게임 평가는 게임 본래의 가치가 아니라 게임의 비주얼이 기준(틀림없이 할리우드에 의한 것)인 듯 하다.
최근에는 2k games의 사장인 Christoph Hartmann이 '게임이 포토리얼리스틱하게 되지 않는 한은 새로운 장르를 만들기란 힘들다. 현재의 콘솔게임에 최적인 액션게임과 슈팅게임에 주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밝히곤 게임의 미래에서의 포토리얼리스틱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과연 그들이 말한 것 같이「기술력의 향상」이 미래의 게임에 필요하다는 지적은 올바른 것일까? 나는 일본의 게임디자인은 서양과 비교하여 훨씬 성공적인 길을 걷고 있을뿐만 아니라 이러한 「기술력의 향상」이야말로 게임업계를 번영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쇠퇴시키는 사고방식이라고 본다.
포토리얼리스틱 그래픽의 도입은 TV게임의 제작비용을 더욱 상승시킨다. 개발사가 이익을 거두려고 마음먹으면 필연적으로 게임의 판매가격을 올려야 한다. 지금도 신작게임이 60달러에 가까운 가격에 판매되는 경우는 드물지 않으며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상당한 액수라고 느낀다. 카트리지 시절부터 TV게임은 항상 고가의 것이긴 했으나 현재의 세계 경제상황에서 60달러는 많은 사람들 입장에서 큰 돈임은 사실이며 TV게임의 평균가격을 더 이상 올리는 것은 장래의 고객을 위협하게 된다. 나아가서는 「혁신적으로 충격적인 그래픽」이나 화려한 특수효과가 아니면 눈도 돌리지 않게 되다보니 이미 게임시장은 설사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고 해도 이익을 내지 못하는 대규모예산 게임에 묻히고 있다. 게임팬 입장에서는 게임 1개도 비싼데 여러 개는 살 수 없다. 손해를 낸 게임회사는 모습을 감춘다. 소위「기술력」있는 게임회사만이 살아남는다. 그들이 다시 기술력을 높힌다. 개발비는 더 올라가고 게임의 가격은 점점 올라간다. 이러다가는 게임시장은 밀리언셀러가 나오지 않게 되면서 업계전체가 나락으로 빠지지는 않을까? 「기술력의 향상」은 피할 수 없는 종말로 향하는 엄청난 마이너스로 가는 연쇄의 시작이다.
또한 『Call of Duty』시리즈를 예로 들자면 확실히 이 FPS는 멋진 작품이며 「기술력」이란 면에서는 시리즈를 거듭할 때마다 비약적으로 발전을 지속하고 있음은 확실하다. 그러나 그 내용 자체는 거의 발전하고 있지 않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개발비의 상승은 게임의 내용이 메인이 될 수 없게 한다.즉, 개발비의 상승은 기대를 넘어선 멋진 아이디어의 작품이 나오기는 힘들게 만든다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점을 감안하면 게임업계가 자멸해버리기 전에 비주얼을 축소하고 사물을 작게 생각해야 함은 명확하다. 이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계속해서 포토리얼리즘이나 할리우드풍의 멋진 게임제작에 임하는 것이 아니라 한발 물러서서 지적인 게임, 아이디어가 있는 게임을 저예산으로 제작하는 수 밖에 없다. 이미 몇몇 일본기업은 이러한 노선으로 시프트하고 있다고 본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주목받은 『TOKYO JUNGLE』
내가 최근 맘에 든 일본게임작품을 소개해본다. 중년남성이 딸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분투하는 PS3/Xbox 360버전의 액션RPG『니어』와 Twin Peaks라는 TV드라마에 크게 영향을 받은 주역의 FBI특별수사관 Francis York Morgan이 미국의 시골마을을 방문하여 살인사건을 해결해가는 액션/어드벤처 게임『레드 시즈 프로파일』 두가지다. 둘 다 그래픽이 한물 가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평가를 받은 면도 있으나 지적이면서 깊은 감정체험을 제시하고 감정에 호소하는 스토리성이나 유니크한 대사, 풍자적인 내용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아 전세계에서 코어한 팬을 획득했다. 또한 올해 일본에서 발매된 화제작인 『도쿄 정글』이나 3DS의 AR기능을 살려서 동료를 모으는 『전파인간 RPG』 등 그래픽의 아름다움이 아닌 부분에서 승부하는 작품이 늘면서 이제 일본게임제작자의 아이디어력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을 과시하고 있다 할 수 있다.
AR을 활용한 3DS용 게임 『전파인간 RPG』
분명, 일본의 게임은 개발비나 기술력 면에서 해외의 대형개발사에 대항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TV게임의 질은 기술력이 아니라 게임 속에 감추어진 아이디어로 결정된다는 것을 일본의 게임개발자 그리고 무엇보다 일본의 게임팬은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 보다 제한된 상황 하에서 게임을 제작하면서 오늘날의 대부분의 하이테크 초대작 작품에 결여된 참신한 발상이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태어나는 촉매가 될 수 있다. 일본이 자랑하는 아이디어의 힘이야말로 게임업계 생존의 열쇠를 쥐고 있으며 지금이야말로 일본은 찬스를 거머쥐고 있는 것은 아닐까?
대형 게임판매사들은 게임의 내용이 아니라 외관이 중요시되는 가치관을 적립했지만 폴리곤 수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튼튼한 토대에서 게임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라는 것을 가까운 장래에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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